세상에 외치기 (2503)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3년 9월 4주 새로 나온 책 책 ‘정도전의 선택’은 개혁이 단순한 구호나 포퓰리즘을 넘어서기 위해 역사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였던 여말선초 때의 정도전의 삶에 주목한다. 정 도전은 급진적인 개혁가였다. 자신의 생각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현실 정치에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안을 내놓았다. 그 결과물이 바로 조선왕조 500년을 주도한 사대부(士大夫)였다. 사대부는 유교적 덕목을 체득해 정치에 직접 관여하는 지식인층을 이르는 말이다. 정도전은 경륜을 갖춘 사대부가 임금과 함께 정치를 펼치는 군신공치(君臣共治)를 구상했다. ‘군주의 자질은 한결같지 않다. 그래서 재상은 아래로는 백관을 통솔하고 만민을 다스리며 위로는 군주와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또 군주의 잘못을 시정하는 역할을 게을리해서도 안 된다.’.. 2013년 9월 3주 새로 나온 책 광고계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안테나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띠기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비주류의 역습'. 영화, 음반, 도서, 미술, 예능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소위 '비주류' 또는 'B급'으로 분류되던 존재들이 '메이저' 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사서歷史書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리가 듣고 보고 배운 기존의 세계사를 뒤집는 새로운 해석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타밈 안사리가 저술한 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슬람인의 눈으로 세계사를 재해석한 타밈 안사리, 그가 들려주는 세계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어떻게 다를까요. 서구의 입맛대로 써내려 간 세계사 .. 역사교과서 논란은 왜 일어나는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왕조나 정권의 정당성을 위해 과거를 기록한다. 지금 역사교과서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승자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와 상황이 비슷했던 베트남에서 역사, 과거의 기록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는 것을 들은 바 없다. 신채호가 역사를 아와 비아와의 투쟁이라 했듯이 지금의 상황은 각자의 처지에서 비아와의 투쟁의 연속이다. 논란을 종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누군가 승자가 되는 일뿐이다. 역사학자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내용만을 인정한다고 말한다. ‘역사적 사실’이라는 기록이 진실을 기록한 것인가에 대해 누가 맞는다고 말할 수 있나. 이중텐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를 사불동이리동事不同而理同이라 했다. 뜻을 보면 "일은 다르지만, 이치는 같다"이다. 역사도 .. 2013년 9월 1주 새로 나온 책 도포를 입고 갓 쓴 남자가 밥을 먹고 있다. 개다리소반에는 밥과 국, 반찬 6개가 놓였다. 그런데 밥그릇 크기가 엄청나다. 높이 9㎝, 지름 13㎝, 용량 900㏄. 요즘 가정에서 사용하는 밥그릇 용량이 보통 270㏄다. 약 120년 전에 찍은 이 사진의 주인공은 현대 한국인이 세 끼에 걸쳐 먹을 양을 한 끼에 먹은 것이다. 실제로 조선시대 사람들은 밥을 많이 먹었고, 식자층에선 이걸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1681~1763)이 '성호사설' 제17권 '인사문(人事門)'에 쓴 '식소(食少)'라는 글을 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식(多食)에 힘쓰는 것은 천하 으뜸이다. 최근 표류돼 유구(琉球·지금의 오키나와)에 간 자가 있었는데 그 나라 백성이 '너희의 풍속은 항상 큰 주.. 노동당 노동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진보신당이라는 어정쩡한 이름보다 낫다. 조선노동당을 연상시키는 것은 건너야 할 실개천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민주노동당과의 차별성이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만일 누군가 과거 민주노동당과 노동당과 다른 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한마디로 말할 수 있을까? 정의당과 노동당…당명 ‘탈(脫) 진보’ 어떻게 볼 것인가는 곱씹어 볼 말이다. 노동당으로 당명 변경이 진보냐는 물음에 민주노동당의 상황으로 후퇴라는 시각은 꼭 짚어보아야 한다. 자신이 만든 당을 한 다리 걸친 이에게 빼앗겨 이제 다시 노동당이다. 다시 시작이지만 앞날이 밝아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언제 맑고 환하게 갠 날이 있었던가. 가난한 정당의 당명홍보 및 기관지 제작비용 마련 재정사업은 신선하다. 작은 김 한통이 모여 노동당이 되.. 2013년 8월 4주 새로 나온 책 "세상에서 깊이 꿰뚫어 보지 못하면서 남을 공격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은 본디 괴상하게 여길 것도 없습니다만, 숙헌(叔獻)의 고명하고 초탈한 견해로도 이 그림을 보는 데 이렇게 구애되고 막힐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1570년(선조 3년), 70세의 노인은 35세의 후학(後學)에게 보낸 이 편지에서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게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느냐'며 꾸짖는 듯하다. 편지를 쓴 사람은 퇴계 이황(1501~1570), 수신자인 '숙헌'이란 율곡 이이(1536~1584)의 자(字)다. 당시 서울에서 관직에 있던 율곡은 안동으로 귀향한 퇴계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때의 편지는 12년째 이어지는 중이었다. 퇴계의 분노는 원나라 학자 정복심(程復心)이 그린 '..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세상에나 ‘박정희’ 이름을 단 대학이 이 땅에 있다니. 이름 하야 영남대학교의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이다. 영남대학교의 실소유주에 관한 논쟁이 일기도 했다.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믿기는 믿어야겠지만 왠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 땅에는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많다. 그것에 하나 더 보탠다. 헉.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설립자라는 명목으로 총장실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로 들어오는 진입로에 20~30m 간격으로 박정희 사진을 전시했다. 2011년에는 대학 명칭을 '박정희 대학교'로 바꾸려는 시도도 했다고 한다. "학교 명칭 변경에 관해 교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아예 예시를 '박정희 대학교'라고 써두었다. 그래도 설문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 설국열차 혁명을 꿈꿨다. 억압하는 쇠사슬을 깨뜨리면 새날이 올 것이라 여겼다. 그저 앞으로앞으로 달려만 간다. 왜 달려가는지 모른다. 진정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없다. 그저 달릴 뿐이다. 혁명이란 게 김수영의 말처럼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진정 원하는 게 혁명이 아니라 일탈이 아니었는지. 영화에서는 계속 외친다. 밸런스,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톱니바퀴가 돌기 위해서는 크기에 상관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조화다.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조화가 깨진다. 그러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 영화에 대한 몇 가지 의구심. 많은 제작비가 들 필요가 있었을까? 어디에 돈이 들어갔는지? 송강호가 왜 그 역을 맡아야 ‘만’ 했나? 송강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개봉.. 2013년 8월 3주 새로 나온 책 한국의 한 정유회사 이미지 광고 문구는 ‘I am your energy’다. 탐사보도 저널리스트인 저자 앤드류 니키포룩이 원유 수출을 뽐내는 이 광고 문구를 본다면 ‘I am your slave’라고 고쳐야 한다고 불끈 성을 낼지 모르겠다. 니키포룩은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와 그 연료로 움직이는 기계를 ‘에너지 노예’라고 규정한다. 제2의 프로메테우스 혁명은 과거의 주요 에너지 제도였던 인간 노예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석탄과 석유가 만들어내는 힘에는 주인과 노예라는 문제적 관계가 내포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를 마구 써대는 현대의 각종 체제, 제도의 문제를 과거 노예제에 빗댄다. 당신에게 힘이 되는 에너지가 노예라니? 에너지 노예는 예전 인간 노예가 엄두도 못낸 일들을 해낸다... 2013년 8월 2주 새로 나온 책 “이데올로기는 끝났다” 내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1960년 대니얼 벨의 이래 보수주의자들의 단골 발언 메뉴다. 의 지은이인 영국의 저널리스트 일레인 글레이저는 “이데올로기는 죽었다거나 이데올로기는 악이라는 말 자체가 가장 이데올로기적인 주장”이라며 “이데올로기가 감추고 있는 게임의 규칙 첫 번째가 이데올로기 없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21세기 들어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 그것들은 단순히 정치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을 넘어 노동에서 여가활동, 음식에서 섹스까지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대사회 이데올로기의 특징은 각종 광고, 마케팅, 홍보 등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들이 속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노동자..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2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