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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그리고 뉘앙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의견을 말하고 논하며 문제를 같이 .... 겹말이 되더라도 "말하고 이야기하며" 처럼 쓸 수 있다. 다만 굳이 겹말로 써야 하는가는 한 번쯤은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한 마디로 '말하다'나 '이야기하다'만 넣으면 넉넉하지 않을는지, 괜히 괜히 두세 마디로 길게 늘이는 말투가 아닌지를 살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말 지기를 자처하는 최종규의 《사랑하는 글쓰기》의 한 토막이다. 그의 겹말에 대한 생각과 다른 생각이 있어서 글을 적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자어를 우리말(토박이말)로 전부 고쳐 쓰는 게 우리말을 지키고 사랑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최종규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용한 겹말을 고쳐주고 있다. 더불어 한자어를 토박이말로 (최종규의 표현을 빌리면) 손보거나 다듬어 보여준다. 이 책..
절망은 허망하다. 희망이 그러하듯이 법정도 알고 도 알지만 정작 를 읽어 본 이가 얼마나 될까? 문고판으로 몇십만 부가 팔렸다고 하지만 지금은 팔지도 않으니 읽을 방도가 없다. 얼마 만에 다시 읽는지 그 햇수를 셀 수도 없이 오래되었다. 어쩌면 지금 처음 읽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탈로 칼비노의 말처럼 나도 를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읽다' 앞에 붙은 '다시'라는 말은 그는 유명 저작을 아직 읽지 않았음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의 궁색한 위선을 드러낸다고 했다. 소유는 이해와 정비례한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법정은 무소유를 말하고 그 실천으로 책을 걷어갔다. 이문열의 의 고죽이 젊은 날 치기 어린 작품을 걷어 태워버린 것이 떠오르면 법정..
2012년 8월 4주 새로 나온 책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 "도무지 인류사에서 유례가 없는 기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20일 공개된 철학 에세이 '사랑하지 말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우리 민중의 진실 표출의 상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스펙이 좋다거나, 컴퓨터 백신을 개발해서 무상으로 나누어주었다든가, 또 청춘콘서트에서 말을 잘한다든가 하는 따위의 인기나 진실이 대통령 권좌와 곧바로 연결된다는 것은 도무지 인류사에서 유례가 없는 기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안 원장이 "새 시대의 네트워크 속에서 컴퓨터 백신이라는 뚜렷한 공익사업을 창출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그가 "국민에 의하여 추대된"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 ..
궁리하고 궁리하라 :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김은섭은 경제경영 부분의 서평가로 유명하다. 이번에 책읽기를 권하는 아니 강요하는 책을 출간했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이다. 나는 제목보다는 책읽기를 강요하는 "후천적 활자 중독에 빠지는 3가지 방법"이라는 부제가 맘에 든다. 누구나 한번쯤은 활자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 길을 알려주려 한다. 중독 中毒 술이나 마약 따위를 계속해서 지나치게 복용하여 그것이 없이는 생활이나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 · 음식물이나 약물 따위의 독성 때문에 신체에 이상이 생기거나 목숨이 위태롭게 되는 일.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중독은 사전적으로는 부정적이다. 중독 앞에 단어를 붙여 말하면 모두 좋지 않은 의미이며 ..
당신은 멀티플라이어가 될 수 있을까? "나와 그렉이 이들의 세계에 들어갔을 때 굉장한 자극을 받았던 것처럼 당신 역시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영감을 준을 주는 자극을 받기 바란다"고 말한다. 어떤 자극을 바라는 것일까? 이들은 기존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다시 '멀티플라이어'라는 이름을 붙어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팀과 조직의 지혜와 창의성을 고갈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팀과 조직의 역량을 최고로 이끌어내고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더 탁월하게 만드는 이들을 우리는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 부른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이 있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을 말하는 《씨크릿》과 1만시간의 법칙을 말하는 《아웃라이어》이다. 두 책의 공통점은 법칙이다. 자신의 성공을 ..
2012년 8월 3주 새로 나온 책 민족주의는 어떤 면에서 진보였다. 민족 내부에는 평등을 가져왔고 밖으로는 반(反)제국주의 저항의 토대였다. 민족국가의 주권론은 약소국의 방패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폐해도 따랐다. 민족국가로 뭉치는 과정에서 하위 언어나 문화는 흡수되거나 탄압됐다. 분쟁과 충돌, 인종 청소, 민족 학살 등의 비극도 속출했다.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피를 부르는 갈등의 주축도 민족 갈등이다. '민족주의 없는 애국심'은 가능한가. 저자들의 출발점은 '획일적이고 갈등 유발적인 배타적 민족주의 논리에 대한 반성'이었다. 공교롭게도 책 서문의 한 대목은 최근 다시 고조된 한·중·일 갈등을 예견한 듯하다. "영토 분쟁과 시장 경쟁, 그리고 과거사 문제와 불균등한 힘의 분포가 다시 민족주의와 결합되고, 이러한 결합과 재결합의 과정에서 ..
모두가 루머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그 피해자이다 루머가 난무하는 사회이다. 대한민국을 루머공화국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므로 이 또한 루머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그렇다고 하지 못한다. 단지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루머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야기를 들으면 맞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실인가? 진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라 반문한다면 고개는 갸우뚱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고 생각한다. 루머는 스스로 자라고 스스로 변이한다. 누구도 루머에게서 자유롭지 못한다. 모두가 루머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그 피해자이다. 그렇다면 누가 루머를 만드는가. 만들어진 루머는 어떻게 퍼지는가. 또 말도 안 되는 루머를 왜 사람들은 믿는가. 이러한 질문에 누구도 답을 하지 못한다. 가장 중요..
2012년 8월 2주 새로 나온 책 '재일조선인'이란 '해방 전 일본에 갔다가 계속 살게 된 조선인과 후손'을 말한다. '재일동포'다. 같은 뜻이라도 '재일조선인'이라면 흔히 '조총련계'를 떠올린다. 하지만 재일동포 2세인 저자가 '재일조선인'을 고집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재일조선인 1세인 부모 세대가 현해탄을 건넜을 때 한반도는 분단 이전이었다. '조선인'의 정체성이 강했다는 것. 자신도 지금은 한국 국적이지만, 민족 전체를 가리킬 때는 '조선'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한반도 현실에 대한 그의 이해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일본은 배척하고 한국은 무관심했던 '경계인', 재일조선인의 102년 역사는 현기증 나는 것이었다. 일찍이 조선인이었으되, 하루아침에 일본 신민이 되었다가 별안간 무국적 신분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1919년 일..
혁명은 실패하지 않았다 : 동물농장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청소년에게도 필독도서이다. 책에는 나름의 해석이 들어있다. 하지만 그 해석을 보면 과연 옳은지 의구심이 든다. 아이들에게 책을 보라고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가. 특히 아동도서와 청소년 도서에는 어쭙잖은 해석을 해 책의 질을 떨어뜨리고 보는 이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경우가 많다. 공산주의 혁명이 절대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작품이며 오웰이 《동물농장》에서 말하려고 한 것은 바로 공산주의 혁명에 대한 비판이다. 공산주의는 개인이 재산을 갖지 않고 모든 사람이 함께 일하고 나눠 갖는 계급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려는 사상이다. 하지만 돼지가 점차 다른 동물을 지배하면서 이들 사이에 다시 계급이 생겨나고, 지배층은 다른 동물의 노동을 착취한다. 오웰은 공산주의 이론이 현실에서는 ..
2012년 8월 1주 새로 나온 책 원나라 지배를 받던 고려 말, 처음으로 소금 전매제가 실시됐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원나라에서 보낸 충선왕이 소금 전매를 통해 재정 수입의 3분의 2를 거둬들이던 원나라의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국가 재정은 튼튼해졌지만, 소금을 생산하던 염호(鹽戶)들은 세금을 바치느라 등이 휠 지경이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선 조정이 백성과 소금의 이익을 다투는 데 대해 비판적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터지자 유성룡은 군량·군비 확보를 위해 소금과 철의 생산·유통을 관리하는 염철사(鹽鐵使) 제도를 건의했다. 18세기 실학자 정약용도 백성을 위한 염법 개혁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조선은 소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개항과 일제 침략을 맞았다. 저자는 천일염을 우리의 전통적 소금으로 알고 있는 현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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