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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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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때마다 - 이성부 만날 때마다 - 이성부 만나면 우리 왜 술만 마시며 저를 썩히는가. 저질러 버리는가. 좋은 계절에도 변함없는 사랑에도 안으로 문닫는 가슴이 되고 말았는가. 왜 우리는 만날 때마다 서로들 외로움만 쥐어 뜯는가. 감싸 주어도 좋을 상처, 더 피흘리게 만드는가. 쌓인 노여움들 요란한 소리들 거듭 뭉치어 밖으로 밖으로 넘치지도 못한 채 ....... 신년이 되어도 늘 저질러 버리고 있다. 서로들 감싸주지 못하고 서로들 외로움만 쥐어 뜯고 있다. 이제는 벼처럼 기대고 살아야 겠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 김태화
만월 - 김명수 滿月 - 김명수 내 죄지은 사랑에 대하여 그대 만나고 돌아오는 길 둥근 달이 내 뒤를 따라왔어요 죄짓고 고개 숙여 걷는 내 곁을 손잡고 함께 걷자 따라왔어요 죄가 되는 사랑이 무얼까 한참 생각해 본다. 불륜을 저질렀나? 아니면 원조교제라도 했나?? 만월이라고 한 걸 보면 누굴 임신시켰나??? 발칙한 상상을 하자면 끝도 없겠지만...그냥 사랑은 했으되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사랑을 했구나 정도로 정리해본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중간에서 마친 사랑...아마 이런 상황 같다. 그러니 고개를 숙일만도 하다. 외롭다. 쓸쓸하다. 아무 힘도 없다...이런 절망감에 사로 잡혀 돌아오는 길... 커다란 보름달이 뒤를 따라 온다. "너 지금 힘든 거 내가 다 알아. 우리 함께 걸을까?"이런 말을 하는 것 같다. 등도..
호수1 - 정지용 호수1 - 정지용 얼굴하나야 손바닥둘로 폭가리지만, 보고픈마음 호수만하니 눈감을밖에. 사랑밖엔 난 몰라 - 심수봉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가 너를 기다리는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 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 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 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미안하다 - 정호승 미안하다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Fallin In Love Again - Nina Simone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농무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 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 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
'몰아주기' 연말이벤트 (책읽는 직장인 송년특집) 이벤트 바로가기 안녕하세요. 의 칼럼지기 강경태 입니다. “책 읽는 직장인” 62회차 진행, 7월 여름특집 “교양도서와 함께 즐거운 휴가를”, “저자와의 만찬” 2회(7월 박경철 원장, 12월 고두현 기자) 진행. 올 한해 의 성적표입니다. 명 리학적으로 올해인 술의 해를 표현하면 지난 1997년 정축(丁丑)년부터 이어진 일들이 마무리되는 해라고 합니다. 만물의 순환을 하루로 치면 대략 새벽 1시 30분경에 하루가 시작되어, 오후 2시 무렵에 가장 분주하다가, 저녁 9시 반에 결산을 하게 됩니다. 2006년은 저녁 9시 30분과 같으니 하루를 반성하고 결산하는 해 인 것 입니다. 하루를 잘 반성하는 사람이 다가올 새해도 잘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덕 택(德澤)’이란 말이 있습니다. 덕(德)이 많..
병상에서 - 정희성 병상에서 - 정희성 『답청』 실패한 자의 전기를 읽는다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실패를 위해 누군가 또 부정하겠지만 너는 부정을 위해 시를 쓴다 부질 없는 줄 알면서 시를 쓰고 부질 없는 줄 알면서 강이 흐른다 수술을 거부한 너에게 의사는 죽음을 경고했지만 너는 믿지 않는다 믿지 않는 게 실수겠지만 너는 예언하지 않는다 예언하지 않아도 죽음은 다가오고 예언하지 않아도 강이 흐른다 네 죽음은 하나의 실수에 그치겠지만 밖에는 실패하려고 더 큰 강이 흐른다 알라딘 구매하기 : 답청 우리는 모두 병상에 있다. 멀쩡한 사지가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풍경조차 하나의 커다란 병실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험한 세월의 연속이다. 병상에 누운 자들은 상념에 잠긴다. 길고 무료한 시간, 지난 날의 자신을..
거울 거울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더욱 아름답게 치장하기 위해 거울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는 유리에 수은을 바른 거울을 말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세상만물이 저마다 하나의 거울이다. 시궁창도 고요하면 거울이 된다. 시궁창에도 하늘이 비치고 태양이 비친다. 구름이 흐르고 새들이 난다. 어둠이 깔리고 별똥별이 떨어진다. 마음도 고요하면 거울이 된다. 그 속에도 삼라만상이 모두 비친다. 다른 거울들은 존재의 외면만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마음의 거울은 그 내면까지를 선명하게 들여다 볼 수가 있다. 내 자신을 돌아 봐야한다면... 뒤를 돌아 볼 수 있지만 다시금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일이 지나온 날보다 더 중요하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아야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난 제대로..
시간 시간 탄생과 소멸의 강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 강에서 태어나고 그 강에서 죽는다. 그러나 흐르지는 않는다. 흐르는 것은 시간의 강이 아니라 그 강에 빠져 있는 물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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