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_9월 3주 책 읽기
《마흔, 인문학을 만나라》에서 9월 3주에 읽으면 좋은 책으로 댄 애리얼리의 《경제 심리학》을 권한다. 댄 애리얼리는 행동경제학자로 최근 읽은《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 얼마전 출간되었다. 우리에게는 행동경제학 개요서 《상식 밖의 경제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댄 애리얼리의 《경제 심리학》에서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란 자신감이 지나쳐 외부의 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배타적인 성향을 뜻하는 말로 관공서나 기업체 등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또한 선진 기업의 연구 조직은 흔히 자신이 직접 개발하지 않은 기술이나 연구 성과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은행 경영자에게 저축을 유인하는 아이디어를 프리젠테이션했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외부인이 제안한 아이디어였기에 큰 가치가 없다고 여겨 반응이 좋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비이성적으로 집착하는 NIH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다.
NIH 신드롬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죽이고 사회의 동력을 잃게 만든다.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제품의 우월성에 집착하면 혁신적인 기업도 언제든지 밀려날 수 있다. 소니가 그 좋은 예이다.
NIH 신드롬의 부작용 _삼성경제연구소
문제는 NIH 신드롬이 단순히 연구 개발 측면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우선 외부의 유망 기술을 적시에 수혈하지 못하게 되므로 제품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을 수가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산업간, 기술간 융합이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부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접목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조차 위협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나만이 할 수 있다’ 라는 지나친 자신감은 조직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조직의 수뇌 혹은 개별 기능 부서의 팀장이 바뀔 경우 NIM(Not Invented by M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조직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일정 부분의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조직의 역량과 전통을 무시하고 무조건 자신의 전략, 사고에 맞추어 조직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상당한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셋째, 조직의 창의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활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딴 지를 거는 좋은 이유로 NIH 신드롬을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즉, 새로운 아이디어긴한데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누가 활용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며 딴지를 건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거의 잣대로 평가하는 모순된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넷째 NIH 신드롬의 정반대를 맹신한 나머지 생기는 문제점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남의 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바로 이러한 사고 방식이 선진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 벤치마킹을 맹신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만 좋다고 생각하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기업 전반에 팽배해 있다. 자기 직원의 아이디어는 헛소리다. 자기 직원이기 때문이다. 경쟁사 직원의 아이디어는 천재적이다. 경쟁사 직원이기 때문이다. 자기 직원보다는 외부 사람, 컨설던트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층도 혁신을 가로막는다.
어차피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다. 어떤 좋은 말로 평가하더라도 인간을 설명할 수 없다.
《마흔, 인문학을 만나라》를 따라 인문의 바다에 빠져볼 생각에 읽은 9월 3주의 추천 도서이다. 댄 애리얼리의 책보다 먼저 행동경제학의 대부인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과 도모노 노리오의 《행동경제학》을 먼저 권하고 싶다.
덧붙임_
저자의 이름 댄 애리얼리가 댄 에리얼리와 혼재되어 있다. 다음 판에는 수정해야 한다. 여기에 쓴다고 출판사에서 알까? 늘 그게 궁금하다.
덧붙임_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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