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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고대의 위기 상황에 대한 교수 성명서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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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 150여 명이 재단 이사장과 총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었다. 신임 김재호 재단 이사장의 무능, 학교법인과 총장의 비민주적인 운영과 불공정한 행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재단의 눈치를 봐야 하는 교수의 처지에서 실명으로 재단 의사에 반하는 성명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성명서를 보면 교수의 인식을 알 수 있다. 재단의 비민주적 처사를 비판하고 있지만, 더 근원적인 문제는 간과하고 있다. "인촌 가문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누리면서 치부를 위해 그 자리에 있다면, 인촌 가문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라 했는데 인촌 가문은 우리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 친일 행위를 넘어 전범자로 처단해야 할 그들을 어찌 존경받는 가문이라 말하는지 교수들의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 '통렬한 자기반성을 촉구'한다는 요구사항은 더 어처구니없다. "명문 사학에서 삼류 족벌 사학으로 전락할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게 아니라 인촌 이후 족벌 사학이 아닌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재단이 학교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고려대가 있는 것은 깨어있는 교수와 뜻있는 학생 덕분이다.

친일을 넘어 전범자가 설립자로 동상이 있는 대학은 그 어떠한 반성을 해도 발전이 없다. 교수들은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지적하지 말고 근원적인 문제를 도려내야 한다.



고대에 있는 김성수 동상


고려대 교수들 “삼류사학 전락 위기” … 대학측 “발전안 시간 걸린다”
언론이 고려대 교수 ‘성명서’ 외면한 까닭
교수들이 불지핀 비민주적 재단을 향한 분노
고려대 교수 138명, 이사장·총장 비판 성명

덧_
친일 "김성수"를 위한 다큐드라마는 안된다
사로잡힌 "친일파" 악령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_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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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위기 상황에 대한 교수 성명서

  지난 10월 8일에 교수의회는 <법인 문제에 대한 교수의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법인의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운영, 재정 손실, 비정상적인 회계 처리, 전임 이사장의 사퇴에 대한 반성과 개선책의 부재, 총장선출 과정에서 보인 불공정한 행태, 거버넌스 구조의 문제점, 명문 사학의 법인에 어울리지 않는 무능력 등을 지적한 내용이었다. 교수의회의 입장 표명이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무능하고 무책임한 법인으로 인해 초래된 고대의 위기 상황을 노정(露呈)함으로써 교수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대변하여 다행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내용이 두루뭉술하여 사태의 심각성이 충분하게 전달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고대의 총체적인 위기 상황과 관련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법인과 총장의 답변을 요청코자 한다.

  첫째, 김재호 이사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우리 대학의 발전 방향과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김재호 이사가 이사장이 되어야 할 당위성도 대내외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단지 그가 인촌 선생 가문의 장손이라는 이유로 이사장이 되었다면, 법인 이사들은 우리 대학을 그 가문의 상속 재산으로 생각하는가? 인촌 선생 이래 4대째 이사장직이 세습된다면, 고대 구성원은 앞으로 김재호 이사장의 자녀를 비롯하여 그 가문의 장손이 대대로 법인 이사장이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해야 하는가? 우리는 인촌 선생이 고대의 기틀을 마련한 선각자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대는 결코 어느 한 가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 민족의 대학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 되었기에, 인촌 선생의 후손이라고 해서 능력과 자질에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이사장직을 계승하는 관행은 용인되기 어렵다. 더욱이 숙부가 총장을, 조카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현재의 구도는 110년에 가까운 역사에 걸맞지 않는 몰염치한 모습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문 사학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다. 이에 우리는 김재호 이사장이 고대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과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제시함으로써 명문 사학의 법인 이사장이 되기에 부족함 없는 경륜과 식견을 갖추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할 것을 요청한다.

  둘째, 법인은 고대 의료원의 의약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했던 <㈜수창양행>과 관련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이 업체의 지분은 설립당시(1996년)에 인촌기념회가 50%, 일민문화재단이 20%를 가졌으나, 2011년 3월을 기준으로 김재호 이사장 가족 구성원들이 지분의 전체를 소유하는 족벌체제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이 업체의 수익금 전액이 과거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 비록 수익금 일부가 발전기금 명목으로 법인에 전입되었더라도, 의료원의 독점적인 납품권을 가진 업체의 지분 전부를 법인 이사장의 가족이 소유하면서 수익금 전액을 의료원 발전에 재투자하지 않았다면 이는 인촌 선생을 욕되게 하는 후손들의 도덕적 해이에 다름없다. 따라서 우리는 법인에게 <㈜수창양행>을 포함하여 그 뒤를 이어 최근 설립된 의료원 납품업체인 <㈜수창>과 <스마트엠메니지먼트㈜>의 지배 구조와 수익금 처리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

  이와 아울러 법인은 수익사업 운영자의 실태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예를 들어, 안암 및 안산 장례식장의 식당, 구로병원 주차장 업체, 법인의 설계 및 관리를 독점적으로 수탁하는 업체 등의 실질적인 운영자나 대표자들이 김재호 이사장의 친인척인지에 관해 답해주기 바란다. 이 업체들의 수익은 전적으로 법인에 귀속되어 해당 의료원과 학교 발전에 사용되어야 마땅하다. 만약 그렇지 않고 그들이 인촌 가문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누리면서 치부를 위해 그 자리에 있다면, 인촌 가문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우리는 법인이 그동안 총장 선출 과정에서 공명정대하게 처신해 왔는지 묻고 싶다. 법인은 총장 선출이 법인의 고유권한임을 강조해왔으며, 우리는 법인의 권한을 존중한다. 하지만 권한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법인이 최종 선임한 총장이 재임기간 동안 고대를 세계의 명문 사학으로 발전시키기는커녕 지금까지 쌓아 온 명성마저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때 그를 총장으로 선임한 법인은 이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법인은 총장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리더십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총장이 재임 중 불미스러운 행태를 보이거나 학교의 발전을 제대로 도모하지 못할 때에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답변해 주기 바란다. 특히 총장이 후보자 시절에 공약한 학교발전계획을 분명하게 실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

  넷째, 김병철 총장은 자신이 공약했던 학교발전계획의 실현 상태, 그리고 지금까지의 순수 모금액(전임 총장들이 이룬 모금약정에 의한 기부금 및 교수들의 외부 연구비 제외)과 그 내역을 공개하기 바란다. 우리는 총장이 남은 임기 동안 실천할 연차적인 학교발전계획과 연도별 순수모금 목표액을 제시하고, 퇴임 직전에는 공약사항의 실천 결과를 담은 백서를 발간할 것을 요청한다. 최근 김병철 총장은 교수들의 연구실적 평가기준을 대폭 강화한 바 있는데, 총장으로서 교수들의 연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그 동안 무엇을 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밝혀야한다. 또한 김병철 총장 취임 후 이어지는 단과대학과 학과의 자율권을 무시한 일방적인 교무행정을 시정하고, 대학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유능하고 양식 있는 인물을 보직에 기용해야할 것이다.

  지금 고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에서 삼류 족벌 사학으로 전락할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이사장과 총장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통렬한 자기반성을 촉구한다.

2012년 10월 16일

강석호, 강성만, 강신혁, 강제훈, 강헌국, 고강지, 고세훈, 고일, 고형진, 구교준, 권정혜, 권혁준, 김경현, 김기형, 김기환, 김명곤, 김선한, 김선행, 김성도, 김성환, 김수원, 김신곤, 김양순, 김언종, 김열홍, 김영훈, 김우주, 김원섭, 김유범, 김윤환, 김은기, 김응주, 김재욱, 김재환(의대), 김제형, 김종현, 김진원(의대), 김창래, 김철규, 김철환, 김형배, 나승운, 류태호, 류혜진, 명노해, 문두건, 민경현, 박경화, 박길홍, 박대원, 박만섭, 박상수, 박성미, 박성수, 박성철, 박시영, 박영철, 박용, 박유성, 박종재, 박창규, 박홍규, 백승국, 서지문, 설동근, 성득제, 손병석, 손장욱, 손정원, 손호성, 송상기, 송해룡, 송혁기, 신경호, 신동훈, 신정섭, 신철, 신혜원, 심우경, 심완주, 안덕선, 안정천, 어도선, 오동주, 오유환, 용환석, 원남희, 유종훈, 유희수, 윤승주, 윤재민, 윤조원, 윤태현, 이광철, 이남준, 이남호, 이명진, 이미경, 이병련, 이병일, 이상우(문과대), 이상원, 이상헌, 이상호, 이성우, 이성호, 이승환, 이영호(의대), 이영호(공대), 이장보, 이재학, 이재훈, 이정구, 이준영, 이진한(이과대), 이진한(문과대), 이형대, 이혜원, 임도선, 임승택, 임인숙, 임춘학, 장경준, 장효현, 전경욱, 전병헌, 전준택, 정병호, 정용구, 정우봉, 정일준, 정주연, 정태구, 정태헌, 조대엽, 조무성, 조석주, 조성범, 최규발, 최동섭, 최영호, 최의주, 최종상, 최종호, 최호철, 하덕찬, 하종호, 한승범, 한재민, 허은, 홍순준, 홍승만, 홍종선, 황한준 (가나다 순, 총 15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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